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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개념어 중에 학생 친구들이 많이 어려워하는 것중에 하나가 공감각적 심상입니다.
수능이나 모의고사에서도 출제될 뿐 아니라, 내신 시험에서도 단골로 나오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 공감각적 심상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심상
먼저 심상이라는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심상: 감각에 의하여 획득한 현상이 마음속에서 재생된 것.
감각이라는 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감을 말합니다. 시각, 촉각, 후각, 청각, 미각이 있죠. 우리는 신체의 다양한 감각기관들을 통해서 사물을 인지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실제 사물을 보지 않더라도 마치 사물을 직접 보는 것과 같은 체험을 하기도 하는데요. 그 이유는 우리가 전에 경험했던 것들을 머릿속에서 떠올려 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옆에서 "사과 먹고 싶다"라고 한다면 우리는 자동적으로 머릿속에 사과의 빨간색이 떠오를 것입니다. 이때 머릿속에서 떠올려진 그것이 바로 심상입니다. 쉽게 말해 이미지라고도 부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심상은 꼭 경험을 하지 않아도 떠오를 수 있습니다. 상상을 통해 우리는 얼마든지 머리속에서 그러한 이미지들을 떠올려 볼 수 있죠. 판타지 소설을 읽으면서 몰입하여 읽고 있다면 그 사람은 머릿속에서 온갖 장면을 이미지(심상)로 떠올리면서 읽고 있는 것이죠.
시인은 다양한 경험 속에서 자신이 깨달은 바를 독자에게 말로 전달합니다. 이때 다양한 심상을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심상을 이용하게 되면 자연스레 그 시는 생동감이 넘치게 됩니다. 당연한 말이겠죠. 시를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온갖 이미지들을 떠올리면서 상상을 할테니까요.
그리고 이러한 심상이 쓰인 표현을 이야기할 때 심상이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적어 놓기도 하지만 '감각적 표현을 통해~'와 같이 '감각적 표현'이라고 설명을 하기도 합니다.
2. 심상의 종류
우리가 오감이라고 했듯이 심상도 5가지가 존재합니다.
(1)시각적 심상: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물들, 빛과 어둠
사물들이 나오면 원칙적으로는 시각적 심상이 맞지만 보통은 어떤 구체적인 모양을 보여 준다거나 색깔을 말한다거나 할 때 시각적 이미지를 언급하며 출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지나가던 구름이 하나 새빨간 노을에 젖어 있었다 ; 김광균<외인촌>
-> 노을의 색깔을 표현하고 있음
- 주먹만큼 굵다란 혹이며 패인 구멍들이 험상궂다 ; 유안진<상처가 더 꽃이다>
-> 나무의 외양을 묘사하고 있음(2)청각적 심상: 귀로 듣는 소리나 음성
ex)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 이상화<빼앗긴 들어도 봄은 오는가>
(3)촉각적 심상: 피부를 통해 느끼는 감각으로 차가움, 따뜻함, 뜨거움 등
ex) 고사리와 도야지비계는 모두 선득선득하니 찬 것들이다 ; 백석<여우난골족>
(4)후각적 심상: 코를 통해 느끼는 냄새
ex) 방 안에서는 새 옷의 내음새가 나고 ; 백석<여우난골족>
(5)미각적 심상: 혀로 맛을 느끼는 것
ex)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 백석<국수>
3. 공감각적 심상
공감각적 심상은 위에서 배운 심상이 둘 이상이 쓰일 때를 말합니다. 감각의 전이가 일어난다고도 하는데요. 전이라는 것은 뭔가 이동한다는 의미죠? 따라서 공감각적 심상은 심상의 종류가 바뀌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수능이나 모의고사에서는 공감각적 표현이 쓰였냐 아니냐 정도를 묻지만 내신에서는 뭐가 뭐로 바뀌었냐를 집요하게 묻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빨간 울음소리가 들린다"를 두고
청각의 시각화인지 시각의 청각화인지를 물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설마 이렇게 내겠냐 싶다가도 혹시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이를 구분하는 법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위의 그림처럼 어떤 대상을 어떤 감각으로 표현하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하나의 예시로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검정 포대기 같은 까마귀 울음소리
자, 여기서 진짜 원래 있는 대상은 무엇이죠? 네 바로 울음소리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울음소리를 마치 검정 포대기 같다고 표현하고 있죠. 따라서 위 그림에서 왼쪽에는 까마귀가 들어가고 오른쪽에는 검정 포대기가 들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이 표현은 청각의 시각화인 것이죠. 하나 더 예시를 들어볼까요.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왼쪽 동그라미에 들어갈 것은 원래 있는 것인 울음입니다. 금빛이 있는 게 아니죠. 지금 이 문장에서는 울음소리만 있습니다. 다만 이런 울음 소리가 마치 금빛처럼 느껴진다고 표현을 할 뿐입니다. 따라서 청각의 시각화가 됩니다. 이해가 되실까요.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
원래 있는 것은 뭐죠? 강입니다. 화자는 강을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강을 보니까 뭔가 울음소리 같은 것을 느끼고 있죠. 따라서 왼쪽 동그라미에 강에 들어가고 오른쪽 동그라미에 울음이 들어가니까 시각의 청각화가 됩니다.
눈치가 빠른 분들은 알아채셨겠지만 이러한 공감각적 표현은 수식하는 구조 속에서 잘 나타납니다.
~~같은 ~~ / ~~하는 ~~ / ~~의 ~~
이런 식이죠. 위의 '금빛 게으른 울음도' 금빛이 울음을 수식하는 구조이구요.
다만 다른 구조로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두 감각적인 표현이 연결이 되어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관련이 되어 있어요. 수식구조야 연결되었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아래의 예시들도 위의 것들과 구조는 달라도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달은 과일처럼 향그럽다.
(구조: ~~은 ~~이다(어떻다))
달이라는 대상을 향그럽다라고 표현하고 있네요. 달은 눈으로 지각하기 때문에 시각적 이미지입니다. 그런 대상을 냄새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시각의 후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소리에 이가 시리다.
(15학년도 수능 A형 32번)
수능에서는 이 표현을 청각의 촉각화라고 설명을 했는데요. 위에서 설명한 것들과 구조 자체가 달라 이해하기가 조금 어려울 수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냥 쉽게 물소리라는 청각이 이를 시리게 하고 있으니 연결되었다고 생각을 해야 할 것 같아요.
4. 복합적 심상
공감각적 심상과 많이 비교되는 것이 복합적 심상입니다.
복합적 심상은 위에 그림에서 화살표가 없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즉, 서로 관련이 없다는 것이죠. 수식 구조도 아니고 영향을 끼치지도 않습니다. 단순히 다른 심상의 표현이 연달아 나올 뿐입니다.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술이 익는 것은 냄새로 느낄 수 있으니 후각적 심상입니다. 그리고 뒤에 나온 저녁놀은 시각적 심상이죠. 둘 사이에는 어떤 관련도 있지 않습니다. 그저 감각적 표현이 연달아 나온 것일 뿐입니다. 위에서 배운 공감각적 표현과 차이가 느껴지실까요?
내신에서 단골로 나오는 만큼 확실하게 정리해 두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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