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 2024~2027년 교원수급계획 발표
교육부에서 학력 인구 급감이라는 사회적 변화에 맞춰 초중고 교원수급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계획은 중장기 계획으로 적정 교원수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점을 의도했으며 시도 교육청, 교원단체 등 교육계뿐 아니라 경제, 인구 등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부터와 협의를 거쳐 마련했습니다.
2021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초중등 학생 수가 2027년까지 약 13%가 감소하고 이후에 감소 폭이 더 확대되어 2038년까지 초등 약 34%, 중등 약 46%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아래 표는 통계청에서 조사하고 예측한 자료입니다. 현재 2023년도 2010년과 비교해보면 정말 많은 수가 줄어든 것인데, 2038년은 이보다 더 많은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대 학교에 가보면 한 학년에 3~4개인 반이 허다하고, 심한 학교는 한 학년에 학급수가 하나인 곳도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통폐합되는 학교도 많은데요. 학생 수가 줄고 학습 수가 줄게 되면 학교를 유지하기가 당연히 어려워질 수밖에 없죠. 이런 현상 속에서 교원의 수를 똑같이 유지하자라고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말이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보면 교사 수를 줄이는 것은 예상된 일이었는데요. 이번 발표는 구체적인 교사 수급 수치뿐만 아니라 교원 수급 계획에 있어서도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교사1인당 학생수 -> 다양한 요소 반영
교사 수를 이야기 할 때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말하곤 하는데요,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농산어촌이나 신도시 등 지역 간 상이한 교육환경을 고려할 수 없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이러한 교사 1인당 학생 수만을 토대로 교원수급계획을 수립했었는데 이번 발표에서는 이뿐 아니라 디지털인재, 농산어촌의 소규모학교, 신도시 과밀학고, 기초학력 등 다양한 교육 수요를 반영했습니다.
교육부는 농산어촌 등 인구감소지역의 소규모 초등학교에 학교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교원을 배치할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지역 위기를 극복하며 학생들의 학습권도 보장하겠다는 의도입니다.
또한 이번 발표에는 정보교과 수업을 위해 정보교과 관련 수업 변동도 이야기 했습니다. 모든 중고등학교에 정보교과 교원을 배치하고 일정 규모 이상 초등학교에도 정보 교과전담교원을 배치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국가교육책임제 강화를 위해 학습격차가 심한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학습지원 담당 교원을 추가 배치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교원수급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유치원, 특수, 보건, 영양, 사서, 상담 교사는 관련 법령 등에 따라 매년 관계부터와 별도로 협의하여 적정 수준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특히 학폭 피해 학생에 대한 심리상담 치료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전문상담 교사, 특수교사 국가교육책임제 강화를 위한 교사 등을 적극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위 표를 보면 교사 수급 계획이 나와있는데요, 중등만 보면 2023년 5000명 가까이 신규교사를 뽑는 것에 반해 2027년에는 이보다 1000~1500이 준 3500~4000명을 뽑는다고 나와있습니다. 이 수치를 기존 교과목들로 나누게 되면 더 작게 쪼개지게 되니까 실제 사범대 생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엄청 클 것 같네요.
교육부는 이런 방침에 맞게 교원양성기관의 정원 조정도 현장의 참여와 협의를 통해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는 또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과연 제대로 될지가 의문입니다. 왜냐하면 대학교 학과는 정말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입니다. 흔히들 말하는 밥그릇 싸움인데 과연 교육부의 유도대로 대학이 정원을 조정할지 의문이네요. 학생 수가 준다는 것은 대학과 대학 교수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치명적이죠. 물론 입학하고 나서의 취업률도 중요하겠지만 일단 학생이 와야 학과가 유지되고 교수도 있을 수 있고 대학이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제가 졸업한 사범대의 올해 모집 요강을 보니까 제가 다니던 시절과 신입생 수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더라구요. 이것만 보더라도 대학과 정부의 입장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교육부 발표에서도 '협의를 통해 유도해 나간다'라고만 했던 것이 아닐까 싶네요.
백수 사범대 졸업생 양성
그러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사범대를 다니는 학생이 되겠죠? 제가 사범대에 졸업을 해서 잘 알지만 사범대에 입학하는 친구들은 정말 교사만 보고 오는 학생들입니다. 어떻게보면 멍청하고 또 한편으로 안타깝고 짠하기도 합니다. 그들 눈에는 교사는 자신이 반드시 되어야만 하는 직업이고, 임용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면 패배자가 되는 것과 같은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정부가 발표한 시점에 대학들이 이에 맞춰 신입생 수를 줄이지 못한다면?? 결과는 뻔하죠. 졸업생들은 몇년이고 임용에 매달리게 될 것입니다. 몇년을 해도 되지 않는다면 학원이나 기간제로 빠지게 되겠죠. 그런데 이미 그때 주위를 돌아보면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은 괜찮은 직장을 다니고 있을 것이구요.
애초에 학생들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대학은 반드시 사범대 인원을 교육부 정책에 맞춰 줄여야 합니다. 이렇게 발표까지 한 이상 더이상 눈가리고 모른 척 해서는 안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훗날 직업도 갖지 못하고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며 고민하는 수많은 백수 임고생을 만들 것입니다.
인구절벽이라는 말이 나온지도 꽤 지났습니다. 이에 따라 교사 수 문제도 함께 떠올랐었습니다. 교원 수급에 대한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문제가 되는 것은 대학에서는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신입생을 받아왔다는 것이죠. 이제는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대학의 행보를 지켜봐야합니다. 더는 꿈 많은 청년들을 불확실한 바다 속으로 내던져서는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