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4. 25.

    by. 드림로드

    음절의 끝소리 규칙(평파열음화)

    이전 포스팅에서는 음운론의 가장 기초적인 개념을 배워봤다면 이 포스팅부터는 본격적으로 음운 변동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살펴볼 음운 변동은 음절의 끝소리 규칙입니다. 

    -우리말은 음절 종성에서 'ㄱ,ㄴ,ㄷ,ㄹ,ㅁ,ㅂ,ㅇ'의 7개 자음만 발음될 수 있기 때문에 음절 종성에서 발음될 수 없는 자음이 오는 경우 7개 중 하나로 바뀌는 현상
    -음절 종성에서 발음될 수 없는 자음이 'ㅂ,ㄷ,ㄱ' 중 하나로 바뀌는 현상

    1. ㅍ → ㅂ
     ex) 잎 → [입], 엎고 → [업꼬]
    2. ㅌ,ㅅ,ㅆ,ㅈ,ㅊ,ㅎ → ㄷ
     ex) 밭 → [받], 옷 → [옫], 있다 → [읻따], 낮 → [낟], 꽃 → [꼳], 히읗 → [히읃]
    3. ㅋ, ㄲ → ㄱ
     ex) 부엌 → [부억], 밖 → [박]

    음절의 끝소리 규칙으로 부르는 이유

    음절의 끝소리 규칙은 말 그대로 음절의 종성에서 일어나는 음운 변동입니다. 여기서 음절이란 소리마디를 말하는 데요 쉽게 말해 어떤 글자를 소리나는 대로 적게되면 그것이 음절이 됩니다. '밥을 먹는다'를 소리나는 대로 쓰면 '바블 멍는다'인데 이게 바로 음절이라고 볼 수 있죠. 음절의 끝소리를 평파열음화라고도 부르는 이유는 음운 변동이 일어나서 교체가 되어 나타나는 음운이 ㄱ,ㄷ,ㅂ이기 때문입니다. 자음 체계표에서 보면 이들이 모두 파열음이고 그 중에서도 평음(예사소리)이기 때문에 평파열음화라고 부르는 것이죠.

     

    음절 종성에 자음이 오는 경우의 수

    음절의 끝소리 규칙은 음절 종성에 자음이 오는 경우에 적용이 됩니다. 음절은 실제 소리가 나는 것을 따져봐야 하죠. 이런 점을 고려해 보면 자음이 음절의 종성에 오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뒤에 아무런 글자도 오지 않는 경우/ 홀로 발음될 때
      ex) 꽃[꼳], 잎[입]
    -뒤에 자음으로 시작하는 글자가 올 때
      ex) 꽃도[꼳또], 꽃집[꼳찝]
    -모음으로 시작하는 실질 형태소가 올 때
      ex) 꽃 안에 → 꼳안에 → [꼬다네]

    뒤에 글자가 오지 않으면 받침은 적힌 그대로 실제 종성에 온 것이 됩니다. 반면에 뒤에 모음이 오게 되면 자음은 받침에서 발음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다음 음절의 초성으로 올라가기 때문이죠. '밥을'에서 종성에 위치한 'ㅂ'은 실제 발음해 보면 다음 음절의 초성에 위치하게 되는 것처럼요. 따라서 뒤에 다른 글자가 왔을 때 자음으로 시작하는 글자가 와야지만 음절 종성에 자음이 위치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마지막 경우의 수를 보면 모음임에도 불구하고 종성에 위치한다고 나오는데요, 이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안'이라는 것은 어떤 물체의 안쪽이라는 구체적인 의미가 존재합니다. 이를 실질 형태소라고 하는데요. 이러한 실질형태소가 오면 모음이라도 불구하고 일단 음절 종성에 자음이 위치한다고 여깁니다. 따라서 먼저 음절의 끝소리 규칙을 겪고, 그 후에 연음되는 것이죠. 

     

    받침에서 ㅂ, ㄷ, ㄱ으로 바뀌는 이유

    우리말에서 종성에서 발음될 수 있는 소리는 ㄱ,ㄴ,ㄷ,ㄹ,ㅁ,ㅂ,ㅇ 총 7가지 입니다. 그 중에서도 ㄴ,ㄹ,ㅁ,ㅇ는 다른 글자가 이 7글자로 변하지도 않고 그냥 받침에 오게 되면 있는 그대로 발음이 됩니다. 음운 변동과 전혀 상관이 없죠. 그러나 ㄴ,ㄹ,ㅁ,ㅇ 외의 다른 글자들이 오게 되면 ㄱ,ㄷ,ㅂ으로 변하게 되면서 음운 변동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결국 그 말은 받침에서 7가지만 발음이 된다는 것인데요. 왜 다른 글자들은 발음이 되지 않고 이들 7가지만 발음이 되는 것일까요? 

    우리가 발음될 때 보통 공기가 흘러져 나오는 '개방' 단계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받침에 글자가 오게 되면 이러한 개방단계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글자들은 발음이 되지 않는 것인데요, 그럼 왜 7가지의 글자들은 받침에서 발음이 될까요?

    먼저 ㄱ,ㄷ,ㅂ을 보면 이들은 개방단계가 없어도 발음될 수 있는 변이음을 갖기 때문에 종성에 올 수 있는 것입니다. 변이음에 대해서는 아래 포스팅을 확인해 주세요. 

     

    [문법 개념] 음운, 음성, 최소대립쌍, 변이음

    음운, 음성 문법 개념을 가장 기초부터 시작해서 하나씩 포스팅을 시작하겠습니다! 음운이라는 파트는 학생분들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내용이고 학교 내신 시험에서도 까다롭고 어렵게 나오

    d-road.tistory.com

    '국'이라고 발음해 보세요. 그러면 마지막에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이게 바로 개방 단계가 생략이 되었다는 증거입니다. ㄷ, ㅂ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렇게 ㄱ,ㄷ,ㅂ은 개방 단계가 없어도 되는 변이음을 갖기 때문에 받침에 올 수 있는 것이고 이것 외의 다른 글자들은 이런 변이음을 갖지 못하기에 받침에 오게 되면 ㄱ,ㄷ,ㅂ으로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ㄴ,ㄹ,ㅁ,ㅇ은 조금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자음체계를 배울 때 ㄴ,ㅁ,ㅇ은 비음이라 공기가 코로도 흐른다고 했습니다. 또한 ㄹ은 유음이라 공기가 혀 옆으로 흐른다고 했죠. 이렇게 공기가 코로 통하거나 혀 옆으로도 흐르기 때문에 개방 단계가 없더라도 소리가 날 수 있는 것입니다. '맘'이라고 발음을 해보세요. 그러면 입은 분명 닫혀있어 공기가 개방이 되지 않음에도 코로는 공기가 흐르면서 계속 소리가 납니다. '말'이라고 하면 혀 옆으로 공기가 흐르면서 계속 소리가 나죠.

    이와 같이 ㄱ,ㄷ,ㅂ와 ,ㄴ,ㄹ,ㅁ,ㅇ은 서로 다른 이유들로 음절 종성에서도 소리가 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음절 종성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어떤 자음들이 살아남는가에 대한 문제에서 ㄱ,ㄷ,ㅂ는 변이음이라는 특성으로 인해서 살아남았고, ㄴ,ㄹ,ㅁ,ㅇ은 비음과 유음이라는 조음 방법이라는 특성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음절의 끝소리 규칙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아직도 학교 교과서에서는 평파열음화라는 용어보다는 음절의 끝소리 규칙이라는 말로 부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음절의 끝소리 규칙 안에 다음에 배우게 될 '자음군 단순화'까지 함께 넣어 배웠었는데요. 그 이유는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문법은 그냥 단순히 외우기보다는 그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같은 더 잘 기억하게 되고 이를 나중에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포스팅을 천천히 읽으면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