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5. 13.

    by. 드림로드

    [2023년 5월] 고3 모의고사 국어 문법 분석_39번/중세 국어, 높임법

    이번 문제는 중세 국어 문제였습니다. 중세 국어 한 문제씩은 무조건 나온다고 봐야겠죠? ㅎㅎ 학생분들 그거 아시나요? 문법 문제 중에 정말 가장 쉬운 문제는 중세 국어라는 것을요? 아마 여러분들이 들으면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럴 수 있는데요. 같은 양의 공부를 한다고 했을 때 정말로 쉬운 것은 현대 국어보다 중세 국어입니다. 그럼 여러분들은 왜 중세 국어를 어렵게 생각할까요?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이 '청산별곡'과 같은 고전 운문을 어려워하는 이유와 비슷합니다. 옛말이 쓰였으니까 '아 저건 어려워' 이렇게 먼저 겁을 먹기 때문이죠. 겁을 먹게 되니 자연스레 멀리하게 되고 공부를 미루게 되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중세 국어는 정말 어려워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중세 국어 어렵죠. 처음에는 당연히 어려울 수 있어요. 다만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만큼 어렵지 않기도 하답니다~! 어렸을 적에 자전거 처음 타던 날이 기억이 나나요? 그때는 '어떻게 두 바퀴로 저렇게 잘 타는 거지?'라고 생각도 들었을 것인데, 지금은 어떤가요? 자전거를 못 타는 게 이상할 정도죠? ㅎㅎ 마찬가지입니다. 하다 보면 현대 국어만큼 양도 많지 않고 외워야 할 것도 딱 정해져 있어서 오히려 더 쉽게 느껴질 거예요. 그리도 현대 국어 파트를 착실히 공부한 사람이라면 더더더더 쉬울 것이구요. 무작정 겁내지 마시고 한 번 시작해 보세요. 일단 이 포스팅을 천천히 다 읽는 것으로 시작하면 됩니다. 그러면 중세 국어, 개념만 알면 진짜 별거 아니네? 이렇게 생각이 드실 거예요 ㅎㅎ 중세 국어도 현대 파트와 같이 포스팅을 조만간 시작할 예정입니다 ㅎㅎ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기본 개념 : 중세 국어의 관형격 조사

    관형격 조사: 체언이 관형어의 자격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격조사. '의' 하나뿐임
    ex) 나는 어머니 어깨를 주물려 드렸다.  

    현대 국어의 관형격 조사는 '의' 하나뿐입니다. 쓰임에 제한이 거의 없고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하죠. 

    그런데 중세 국어의 관형격 조사는 그 쓰임이 참 특이합니다. 아래 정리한 표를 먼저 볼까요?

    구분 높임 여부 종류 예시
    유정 명사(사람이나 동물) 높이지 않는 대상 ᄋᆡ/의 도ᄌᆞᄀᆡ 입과 눈 → 도적의 입과 눈
    (도ᄌᆞᆨ + ᄋᆡ)
    높여야 하는 대상 부텻 모미 → 부처의 몸이
    (부텨 + )
    특이한 경우의 관형격 조사 ᄉᆈ 머리 → 소의 머리
    (쇼 + ㅣ)
    長者ㅣ 지븨 → 장자의 집에
     (장자 + ㅣ)
    내 님금 → 나의 임금
    (나 + ㅣ)
    무정 명사(사물) X 나랏 말ᄊᆞᆷ 나라의 말씀
    (나라 + ㅅ)

    일단 먼저 관형격 조사가 붙는 대상이 사람이나 동물 같은 유정 명사인지 아닌지를 따져야 합니다. 사람이나 동물이라면 일단 기본적으로 'ᄋᆡ/의'가 붙습니다. 'ᄋᆡ'는 양성 모음 뒤에 '의'는 음성 모음 뒤에 붙어서 모음 조화를 지키고 있습니다. 일단 이게 기본이라 생가하시고 여기서 예외를 하나 외우면 됩니다. 그것은 사람일지라도 높임의 대상이면 'ㅅ'을 붙이는 것입니다.

    위의 표에서 '도적'은 사람이지만 높일 필요가 없죠. 따라서 'ᄋᆡ/의'가 오면 됩니다. 그러나 '부처'는 높여야 하는 인물입니다. 따라서 'ㅅ'이 왔습니다. 

    중세 국어에서는 보통 높임의 대상으로 나오는 인물이 부처나 임금입니다. ㅎㅎ 여러번 문제를 풀다 보면 나오는 사람들이 다 거기서 거기라는 걸 알 수 있을 거예요.

     

    그 다음 특이한 경우의 관형격 조사라고 써놨는데요, 이건 정말 극히 일부분이기에 알아만 두시면 됩니다. 보통 모음 뒤에 'ㅣ'가 붙는 식으로 나타나죠. 그러나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내 님금'입니다. '나'라는 대명사가 올 때는  'ㅣ'가 오는데요, 대명사를 다루면서 이런 식의 문제가 출제가 될 수도 있으니 이것 하나만큼은 꼭 필기해 두세요!!!

     

    다음으로는 무정 명사가 올 때입니다. 이때는 그냥 'ㅅ'만 옵니다. 쉽죠? ㅎㅎ '나라'의 경우에는 사람이나 동물이 아닙니다. 따라서 그냥 'ㅅ'을 붙여주기만 하면 됩니다!

     

    **추가 설명
    'ᄋᆡ/의'와 'ㅅ'의 경우 앞말이 유정 명사냐 무정 명사냐에 따라서 나타나는 환경이 다르지만, 또하나 앞말의 음운론적 환경에 따라서도 나타나는 환경이 다르기도 합니다.
    'ᄋᆡ/의'는 앞말이 자음으로 끝나든 모음으로 끝나든 상관이 없지만 'ㅅ'의 경우에는 보통 앞말이 모음으로 끝날 때 옵니다. 위에서도 보면 '부텨, 나라'는 모두 모음으로 끝나고 있네요. 실제로 자음으로 끝난 명사 뒤에는 'ㅅ'이 와야함에도 불구하고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ex)집 기슭
    이 내용은 조금 추가적인 내용이라고 생각되어서 알아만 두셔도 될 것 같아요!!!ㅎㅎ

     

    ▶높임법

    높임법은 다뤄야 할 내용이 많아서 여기서 다는 못다룰 것 같아요! 다만 문제에서 나오고 있는 주체 높임에 대해서는 한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주체 높임의 정의: 문장의 주체(일반적으로 주어)를 높이는 것
    주체 높임을 써야 하는 상황: 주체가 화자보다 나이나 지위가 높을 때
    실현 방법:
     1. 주체 높임 선어말 어미 '-시-'
     2. 주격 조사 '께서'
     3. 특수 어휘 '계시다, 주무시다, 잡수시다' 등

    높임법에는 3가지의 종류가 있는데 그중에서 주체 높임은 문장의 주체(주어)를 높일 때 씁니다. (주체와 주어가 완전히 같은 말은 아니지만 학생분들은 그냥 같은 거라고 봐도 무방해요!!)

    우리가 아빠나 엄마가 주어인 문장을 말할 때 쓰는 게 바로 주체 높임입니다. 

    동생이 온다

    아빠가 오신다(오 + + ㄴ + 다)

    아빠께서 오신다.

    주체 높임의 거의 대부분은 '-시-'라는 어미를 통해 실현됩니다. 또한 '께서'를 붙이기도 하죠. 그리고 특수한 어휘를 통해서 주체 높임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아빠가 주무시다.

    아빠가 밥은 잡수시다.

    아빠가 오늘은 집에 계시다.

    '자다, 먹다, 있다'라는 동사가 높임의 대상에게 쓰일 때는 그 모습이 바뀌게 되는 데요 이 때 쓰이는 단어들을 특수 어휘라고 합니다. 보면 왠지 '오신다'에서처럼 '-시-'가 붙은 것 같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이를 확인하는 방법은 '시'를 빼보는 건데요. '-시-'를 빼면 '주무다, 잡수다, 계다'가 됩니다. 어색하죠? 물론 '잡수다' 정도는 쓰이기도 하지만 이들 단어는 이미 '-시-'가 들어간 채로 굳어져 하나의 단어가 되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이를 노린 문제가 출제가 되기도 하는데요.

    더보기

    아빠가 '주무시다'에서 '주무시다'의 어간은 '주무-'이다.

    '주무시다'는 높임의 선어말 어미가 붙어 주체 높임을 실현하고 있다.

    맞는 설명인가요? ㅎㅎ 아니죠 모두 틀린 설명입니다. 이를 맞게 고치면 아래와 같습니다.

    더보기

    어간은 '주무시-'이다.

    '주무시다'라는 특수 어휘를 통해 주체 높임을 실현하고 있다.

    이렇게 개념을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가 출제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주체 높임은 종류가 2가지로 나뉘는 데요 아래 표를 볼까요?

    구분 설명 예시
    직접 높임 주어를 직접 높이는 경우,
    일반적인 주체 높임법
    아빠가 오신다.
    간접 높임 주어가 높임의 대상은 아니지만 높임의 대상과 관련된 신체 부분, 사물, 가족 등을 높여 결과적으로는 높임의 대상을 간접적으로 높이는 경우 아버지는 귀가 크시다.
    할아버지는 흰머리가 많으시다.

    직접 높임은 주어가 높임의 대상이 되어서 높이는 일반적인 경우입니다. 그러나 주어가 높임의 대상이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표에서 보면 '귀', '흰머리'는 그 자체만 보면 높여야 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게 누구의 것인가를 봐야합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것이기 때문에 '귀', '흰머리'를 높임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높이는 것, 그게 바로 간접 높임입니다. 

    중세 국어에서는 임금과 부처가 주로 높임의 대상이라고 했었죠? 그 중에서도 부처는 정말 많이 나오는데요, 앞으로 여러분은 부처와 관련된 모든 것은 높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하다못해 부처의 오른쪽, 왼쪽도 높일 지경이니까요 ㅎㅎ 

     

    ▶중세 국어의 주체 높임

    중세 국어도 현대 국어와 마찬가지로 직접 높임 간접 높임이 있습니다. 다만 차이가 나는 점은 선어말 어미의 쓰임입니다.

    구분 높임의 선어말 어미 예시
    뒤에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올 때 -시- ᄀᆞᄐᆞ실ᄊᆡ → 같으시므로
    (ᄀᆞᇀ + ᄋᆞ시 + ㄹᄊᆡ) 
    뒤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올 때 -샤- ᄑᆞ샤
    (높 + ᄋᆞ샤 + 아) → 높으시어

    현대 국어는 '-시-' 하나만 쓰이지만 중세는 형태가 '-샤-'로도 쓰입니다. 위의 예시는 이번 문제에서도 나온 예시인데요.

    'ᄊᆡ'는 하나의 어미인데 자음인 ㄹ로 시작하고 있죠? 그러면 '-시-'가 옵니다. 하나의 어미인지 어떻게 아냐구요? 사실 몰라도 됩니다. ㅎㅎ 그냥 '-시-'뒤를 보고 ㄹ이네? 그럼 자음 앞에서 '-시-'가 쓰였군 정도만 알아도 충분해요!!!

    그 아래 예시를 보면 이상하죠? 분명 모음 앞에서 '-샤-'가 쓰인다 했으니까요. 왜 이렇게 되었냐면 '아' 앞에서 '-샤-'가 쓰인 것은 맞는데 그 후에 '아'가 탈락했기 때문입니다. '-샤-' 성격이 참 이상하다 생각하면 쉬워요. ㅎㅎ 자기가 '아' 덕분에 쓰일 수 있었는데 막상 쓰이고 나니까 '아'를 탈락시키니까요! 이해가 되실까요?!

     

    그리고 '시/샤' 앞에 쓰인 'ᄋᆞ'는 매개 모음입니다. '먹다'에 '시'를 붙이면 '먹으시다'가 되죠? 이때의 '으'와 같이 자음 뒤에 쓰일 때 오는 매개 모음이 중세에는 'ᄋᆞ/으'로 쓰였어요. 역시나 모음 조화에 따라 구분이 되었구요. 오늘 정말 많이 배워가죠? ㅎㅎ 

    그럼 문제로 !!!!

    ▶ 39번

    첫 번째 문장부터 분석하겠습니다.

    부텻 -부처는 유정 명사이지만 높임의 대상이죠? 따라서 관형격 조사 'ㅅ'이 쓰여야 합니다.
    노ᄑᆞ샤 -뒤에 어미가 보이지 않지만 그렇다는 것은 모음 어미가 왔었고 그게 탈락되었다고 생각해 볼 수 있겠죠?
    ᄀᆞᄐᆞ실ᄊᆡ -ㄹ 앞에서 '-시-'가 쓰였네요!

    두 번째 분장 분석하겠습니다.

    받ᄌᆞᄫᆞᆫ대
    ((위에서 설명하지 않은 객체 높임입니다. 이거까지 설명하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뺐는데요, 나중에 높임법 문제가 또 나온다면 그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현대어 풀이를 보니 '대왕께'라는 부사어를 높이고 있습니다. 만약 대왕이 아니라 하인이었다면 '하인에게 주니' 정도로 표현을 했을 것이니까요. 
    이렇게 객체인 부사어를 높일 때에는 'ᄉᆞᆸ, ᄌᆞᆸ, ᅀᆞᆸ'이 쓰였습니다. 여기서는 'ᄌᆞᆸ'이 쓰이고 있네요. 
    좌시고 약을 먹는 것의 주체는 '왕'입니다 높여야겠죠? 이때 쓰인 '좌시다'는 특수 어휘입니다. 

    1~5 선지 사진

    선지를 보면 4번이 틀렸네요. 목적어가 아니라 부사어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중세 국어 문제가 아니라 그냥 현대어 풀이만 봐도 풀 수 있는 아주 쉬운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건 이 문제의 오답률이 5등이라는 점입니다....ㅜㅜ 

    많은 분들이 3번을 골랐는데요. 'ᄀᆞᄐᆞ실ᄊᆡ'에서 'ᄊᆡ'를 떼어내는 것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싶어요. 이거는 저도 인정하지만 정말 중세 국어를 처음 봤다면 어려울 수 있어요. 그런데 조금만 공부하다 보면 나오는 예문이 거기서 거기가 다 알게 됩니다. 'ᄊᆡ'는 정말 많이 나오는 어미니까요.

     


    자 이렇게 5월 모의고사 문법을 분석해 봤습니다. 어떤가요? 제 모고 분석은 항상 이런식으로 할 예정입니다. 단순히 답만 맞히고 끝나는 그런 풀이 말고 어떤 개념이 필요한지, 어떤 부분이 어려웠을지, 뭘 더 알아야 하는지 등을 처음부터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려 합니다. 누군가는 이런 글을 쓸 데 없이 긴 글이거나 읽기 어려운 글이라 할 수 있겠지만, 저는 확신합니다. 앞으로의 모고 분석을 천천히 따라와 주신다면 분명 저와 같은 눈을 가지고 문법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라구요!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봬요!! :)

     

    참고로,,!

    이렇게 문법 뿐 아니라 국어 영역 전반을 다루는 블로그를 운영하려는 저는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임용에 합격하여 국어 교사로 일하고 있는 지극히 평범하며 국어를 정말 사랑하는 국어 교사입니다.! 여러분들의 공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