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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법 개념] 뭐가 먼저지? 음운 변동들 간의 순서 완벽 정리!!!
'읽고'에서 자음군 단순화가 먼저일까
된소리되기가 먼저일까?
지금까지 우리가 배운 음운 변동들만 해도 그 수가 꽤 됩니다. 한번 나열해 볼까요?
음절의 끝소리 규칙, 자음군 단순화, 비음화, 유음화, 된소리되기, 구개음화, 반모음화, 'ㅣ'모음 역행 동화
이렇게 보니까 정말 많이 했죠? ㅎㅎ 이 포스팅들만 확실하게 공부해도 음운 파트에서 나오는 문제 절반 이상은 쉽게 푸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혼자 공부를 하다보면 처음에 적은 것과 같은 물음이 생길 때가 있을 것입니다. 분명 음운 변동들 간에 서로 간섭이 되는 게 있는 것 같은데 이런 경우에는 뭘 먼저 적용해야하는 것이지에 대해서요. 이 내용은 최근 문법 개론서에서도 굉장히 자세하게 다뤄지기도 했고, 실제로 실제로 수능 완성이나 모고 해설에서 등장하기도 했었기 때문에 이번 포스팅에서 확실하게 설명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집중해서 따라와 주세요!
1. 여러 음운 변동의 단계적 적용을 통해 실현되는 발음
한 단어가 발음될 때는 지금껏 배운 것처럼 음운 변동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단어의 경우는 그냥 표기대로 발음이 되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3개 이상의 다양한 음운 변동이 적용되기도 하죠.
그런데 같은 환경에서 적용되는 음운 변동이 2개인 경우에는 어떤 음운 변동을 먼저 적용해야 하는가가 매우 중요해집니다. 결론만 먼저 말씀드리자면 음운 변동에는 순서가 정해져 있고 그것이 어떤 경우에서든 일관되게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를 설명하겠습니다.
2. 사례 분석
아래 단어에 적용될 수 있는 된소리되기와 자음군 단순화의 순서를 바꿔가면서 적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읽다 ①자음군 단순화 → 된소리되기
읽다 → (익다) → [익따]
②된소리되기 → 자음군 단순화
읽다 → (읽따) (ㄱ뒤에서 된소리되기)→ [익따]
먼저 '읽다'의 경우를 볼까요? 이 경우에는 자음군 단순화나 된소리되기를 어떻게 적용하든 간에 동일한 결과가 도출됩니다. [익따]라고 발음이 되는데, 올바른 발음이죠. 그런데 아래에서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읽고 ①자음군 단순화 → 된소리되기
읽고 → (일고) → *[일고]
②된소리되기 → 자음군 단순화
읽고 → (읽꼬) (ㄱ뒤에서 된소리되기)→ [일꼬]
자음군 단순화에서 어떤 자음이 탈락하는지 다들 외우셨나요? ㅎㅎ '닭을 삶을 때 시를 읊는다' 기억나시나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아래 포스팅을 꼭 봐주세요!
[문법 개념] 자음군 단순화 완전정복!!!(+ㅎ탈락)
[문법 개념] 자음군 단순화(+ㅎ탈락) 1. 요약 정의: 음절 종성에 두 개의 자음이 올 때 이 중 하나가 탈락하는 현상 ① ㄺ, ㄻ, ㄿ➝ 앞의 자음이 탈락 ex) 닭 [닥], 밝+지 [박찌] 삶+다 [삼따], 삶+만 [
d-road.tistory.com
'ㄺ'의 경우에는 본해 앞의 ㄹ이 탈락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예외가 있었죠? 어간의 경우 어미가 ㄱ으로 시작할 때는 ㄱ이 탈락합니다. '읽고'를 보면 어간 '읽-' 뒤에 '-고'라는 ㄱ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왔습니다. 따라서 ㄱ이 탈락하여 (일고)가 되죠. 그런데 우리말에서 ㄹ 뒤에서 된소리되기가 일어나는 경우는 한자어인 경우나 관형사형 어미 '-(으)ㄹ'이 올 때뿐입니다. 따라서 (일고)에서는 된소리되기가 일어날 이유가 없죠. 그렇게 되면 [일고]라는 것이 최종 발음이 되는데 이는 올바른 발음이 아닙니다.
반면에 된소리되기를 먼저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러면 먼저 (읽꼬)가 됩니다. 왜냐구요? ㄺ 중에서 ㄱ에 의해 된소리되기가 일어나기 때문이죠. '국밥'이 [국빱]이 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ㄱ뒤에서는 ㄱ,ㄷ,ㅂ,ㅅ,ㅈ가 된소리가 된다 잊지 않으셨죠?!! ㅎㅎ
된소리되기가 된 후 (읽꼬)에서 자음군 단순화가 일어나서 ㄱ이 탈락하게 되면 이제야 올바름 발음인 [일꼬]가 됩니다.
이렇게 모든 경우에 음운 변동 간의 순서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만 특정 경우에서는 순서가 달라질 경우 올바르지 못한 발음이 되기에 중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상황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음운 변동들 간에는 순서가 정해져 있고 이것을 일관되게 적용한다고 해야합니다. 왜냐하면 어떤 경우에는 순서를 지키고 어떤 경우에는 순서를 지키지 않는다고 하면 논리적인 설명이라고 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그러면 그 순서를 아래 그림으로 설명하겠습니다.
3. 음운 변동의 적용 순서
이 중에 아직 다루지 않은 것은 유기음화죠? 조금 있으면 포스팅할 예정이니 조그만 기다려 주세요 ㅎㅎ
위 순서에서 중요한 것은 자음군 단순화의 순서입니다. 자음군 단순화의 순서는 음절의 끝소리 규칙과 된소리되기 뒤라는 점을 꼭 기억해 주세요! 그러면 한번 연습을 해볼까요?
핥다
자 이 단어는 어떻게 해야 [할따]라는 발음이 되는 것일까요?
위의 그림 그대로 적용만 하면 됩니다.
'핥다'
1. 음절의 끝소리 규칙 → 할 ㄷ 다
2. 된소리되기 → 할 ㄷ 따
3. 자음군 단순화 → [할따]먼저 음절의 끝소리 규칙에 의해 ㅌ이 ㄷ으로 바뀝니다. 이렇게 ㅌ이 ㄷ이 되어야만 ㄷ 뒤에서 된소리되기가 일어날 수 있죠. 된소리되기로 인해 (할ㄷ따)가 되고 그 다음에 자음군 단순화로 ㄷ이 탈락하여 [할따]가 됩니다. ㅎㅎ 어떤가요? 쉽죠?
아래 사진은 16년 6월 모고 해설입니다. 이상한 점을 찾아볼까요?
'긁고'에서 먼저 자음군 단순화가 일어난다고 했네요. 위에서도 말했듯이 이렇게 설명을 하면 ㄹ뒤에서의 된소리되기를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오류입니다.
4. 또 다른 견해
이러한 설명에 대한 또 다른 견해가 존재합니다. 이 견해에 따르면 위와 같은 설명은 도출 과정에서만 존재하는 '할ㄷ다' '할ㄷ따'와 같은 형태를 상정해야 하고 /ㄷ/이 탈락하는 시점도 인위적으로 '할ㄷ따' 이후로 정해야 한다는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설명을 위해 다소 인위적인 부분들을 끼워넣은 것이 아니냐하는 것이죠. 그러나 이 견해에서도 현재 가장 타당성 있는 설명은 위의 설명이라고 하며 명확한 설명이 증명되기 전에는 이런 식으로 가르칠 수밖에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위와 같은 설명으로 이해하고 있으면 됩니다!!!
이상으로 음운 변동의 순서를 알아봤습니다. 중요한 내용이니 확실하게 공부해 두세요!!! 그럼 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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