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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문법 개념] 중세 국어의 왕왕왕 기초 쌓기!!!
많은 학생분들이 중세 국어가 어렵다고 합니다.
우리는 왜 중세 국어가 어려울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500년이나도 더 된 글자는
당연히 어색할 수밖에 없죠.
현대시 공부보다 고전 시가 공부가 더 어려운 것도
비슷한 이유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익숙하지 않아 학생들이
어렵게 느끼는 것을 출제자들도 알기 때문에
막상 문제 난이도는 분명 높지 않습니다.
그러니 공부를 하는 우리들은
미리 겁먹지 않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쌓아가면 됩니다.
이번 포스팅을 시작으로 중세 국어도 포스팅을
이어갈 것이니 관심 갖고 지켜봐주세요!!!
중세 국어의 시기 구분
중세 국어라는 말은 참 많이 들어봤는데 정확히 중세 국어는 언제를 말할까요?
학자에 따라 조금씩은 다를 수 있지만, 우리말에 큰 변화가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나누면 아래와 같습니다.
고대 국어 : 삼국 시대 ~ 통일 신라 멸망
전기 중세 국어 : 10세기 초 ~ 14세기 말
후기 중세 국어 : 15세기 초 ~ 16세기 말
근대 국어 : 17세기 초 ~ 19세기 말
현대 국어 : 20세기 초 ~ 현재이렇게 구분이 되는데요, 중세 국어는 다시 전기와 후기로 나뉩니다. 우리가 배우는 '중세 국어'는 이 중에서도 '후기' 중세 국어에 해당됩니다. 훈민정음 창제가 1443년으로 15세기 초이니 중세 국어라고 했을 때는 훈민정음이 창제되었을 시기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제자 원리와 28자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글자를 만든 원리)에는 2가지가 있습니다.
상형: 어떤 대상의 모습을 본떠서 만듦
가획: 소리가 세짐에 따라 획을 더함
이러한 제자 원리가 자음과 모음에 어떻게 드러나는지 볼까요? 자음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음
자음은 먼저 '상형'의 원리에 따라 'ㄱ,ㄴ,ㅁ,ㅅ,ㅇ'을 발음 기관의 모양을 본떠서 만들었습니다.
ㄱ -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모양
ㄴ - 혀가 윗잇몸에 닿는 모양
ㅁ - 입 모양
ㅅ - 이 모양
ㅇ - 목구멍 모양
이 5가지가 자음의 기본자입니다. 이러한 기본자에 '가획'의 원리를 적용하여 다른 글자들을 만들었습니다.
ㅋ은 ㄱ에 비해 소리가 조금 세므로 획을 더했다 <훈민정음>
실제로 '훈민정음'에는 이런 설명이 있죠.
가획자들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ㄱ - ㅋ
ㄴ - ㄷ - ㅌ
ㅁ - ㅂ - ㅍ
ㅅ - ㅈ - ㅊ
ㅇ - ㆆ - ㅎ다음 포스팅에서 자음 체계를 다루면서 설명하겠지만 'ㅇ'이 현대 국어처럼 연구개음이 아니라 후음이라는 점이 특이합니다. 그러니까 지금의 'ㅎ' 계열의 소리인 것이죠. 그럼 현대 국어의 'ㅇ'은 어떻게 표기를 했을까요? 이체자라고 해서 'ㆁ'으로 로 표기를 했습니다. 'ㅇ'에서 위에다가 점을 하나 찍은 모양이죠.
이체자에는 'ㆁ' 말고도 'ㄹ'과 'ㅿ'(반치음)이 있습니다. 이체자는 가획을 한 글자들이나 기본자들과는 다른 글자라고 생각을 하시면 됩니다.
**추가 설명
이체자에 대해 가획은 한 건 맞으나 소리가 세어지는 특성은 없다라고 보기도 하고 아예 가획을 한 글자가 아니다라고도 해석하기도 합니다.정리하자면 자음은 기본자(상형), 가획자, 이체자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모음
모음은 '상형'의 원리에 따라 'ㆍ(아래아), ㅡ, ㅣ'를 만들었습니다. 자음이 구체적인 조음 기관의 모양을 본떴다면, 모음은 하늘, 땅, 사람을 본떠서 다소 추상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든 기본자를 합성하여 다른 글자를 만들었는데 여기서 '합성'은 제자 원리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ㅗ는 그 모양이 ㆍ와 ㅡ가 합쳐져 이루어졌다.
ㅏ는 그 모양이 ㅣ와 ㆍ가 합쳐져 이루어졌다.
ㅜ는 그 모양이 ㅡ와 ㆍ가 합쳐져 이루어졌다.
ㅓ는 그 모양이 ㆍ와 ㅣ가 합쳐져 이루어졌다.
<훈민정음>
'ㅛ,ㅑ,ㅠ,ㅕ'는 'ㅗ,ㅏ,ㅜ,ㅓ'와 같지만 그 소리가 'ㅣ'에서 일어난다고 하는데 이는 이들 글자가 현대 국어로 치면 y계 이중 모음의 소리값을 가진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와 '아'를 연달아 빠르게 발음해 볼까요? 그러면 나중에는 '야'를 발음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나요? ㅎㅎ 반모음y라는 소리는 이렇게 '이'와 비슷합니다. 'ㅑ,ㅕ,ㅛ,ㅠ,ㅖ,ㅒ' 모두 마찬가지로 '이' 발음 비슷한 것이 먼저 나죠. 'ㅣ'에서 소리가 일어난다고 한 것은 바로 이런 점을 이야기 한 것입니다.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500년 전에 이미 이러한 음성 특징을 이해했다는 점이요.!!!훈민정음에서는 'ㅗ,ㅏ,ㅜ,ㅓ'를 'ㆍ,ㅡ,ㅓ'를 합성하여 처음에 생겨났다고 하는 뜻에서 초출자라고 하고, 'ㅛ,ㅑ,ㅕ,ㅕ'는 'ㅗ,ㅏ,ㅜ,ㅓ'가 'ㅣ' 소리를 가지고 다시 생겨났다고 하는 뜻으로 재출자라고 합니다. 이에 따라 초출자는 'ㆍ'를 하나로 표시했고, 재출자에는 'ㆍ'를 두개로 표시했습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하면 자음에는 기본자, 가획자, 이체자를 합쳐 17개의 글자가 있고, 모음에는 기본자, 초출자, 재출자를 합쳐 11자가 있습니다. 그렇게 모두 합하면 총 28자가 됩니다.!!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니 <훈민정음>
굉장히 유명한 문구죠? ㅎㅎ 그래서 세종 대왕님이 이렇게 28자라고 한 것입니다.
28자 이외의 글자들
그런데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28자 말고도 지금 우리가 쓰는 글자들은 더 많은데 말이죠!!! ㅎㅎ
지금부터 다룰 글자들은 28자를 2차적으로 운용하여 만든 글자들로 28자에는 포함되지는 않습니다. 이런 글자들은 만드는 방식에는 '병서, 연서, 합용, ㅣ상합'이 있습니다.
병서
-각자 병서: ㄲ, ㄸ, ㅃ, ㅆ,,,,
-합용 병서: ㅳ, ㅄ, ㅶ, ㅺ,,,,병서는 자음을 나란히 쓰는 것으로 같은 글자를 나란히 쓴 각자 병서와 서로 다른 글자를 나란히 쓴 합용 병서가 있습니다. 각자 병서는 지금의 된소리와 같습니다. 합용 병서는 현대 국어에서는 볼 수가 없죠.
연서
ㅱ, ㅸ, ㆄ, ㅹ 연서는 'ㅇ'을 'ㅁ,ㅂ,ㅍ,ㅃ' 아래에 이어 쓰는 방법을 말합니다. 실제로는 'ㅸ' 정도만 쓰였습니다.
합용
ㅘ, ㆇ, ㅝ, ㆊ 합용은 초출자와 재출자 중에서 성격이 같은 글자끼리 합하여 사용했습니다. 이때 성격이란 양성 모음인지 음성 모음인지를 말합니다. 'ㅗ, ㅏ'는 양성 모음, 'ㅜ, ㅓ'는 음성 모음입니다. 글자의 성격, 자질을 음양에 따라 구분하기도 했었는데 중세 국어에서는 이런 음양의 구분을 철저하게 지켰습니다.
ㅣ상합
-모음 11자 + ㅣ : ㆎ, ㅢ, ㅚ, ㅐ, ㅟ, ㅔ, ㆉ, ㅒ, ㆌ, ㅖ
-합용자 + ㅣ : ㅙ, ㆈ, ㅞ, ㆋ여기서는 잘 집중해서 보셔야 합니다. ㅣ상합은 글자 뒤에 'ㅣ'를 더한 것입니다. 이때 'ㅣ'를 더한다는 것은 반모음y를 뒤에 더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현대 국어에는 아까도 말했듯이 'ㅑ' 처럼 반모음이 다른 단모음 앞에 오는 경우뿐입니다. 그런데 ㅣ상합은 반모음이 뒤에 붙죠. 이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따라서 ㅐ나 ㅔ는 현대 국어에서는 단모음이지만 중세 국어에서는 반모음이 뒤에 있는 이중 모음이 됩니다.
'ㅒ'나 'ㅖ'는 현대 국어에서는 이중 모음이지만 중세 국어에서는 '반모음 + 단모음 + 반모음'인 삼중 모음이 되죠.
한편 합용자에서 'ㆈ, ㆋ'는 실제로는 거의 쓰이지 않았습니다.
표기법
현대 국어는 소리나는 대로 적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원래 형태를 표기에 반영해서 적습니다. 예를 들어 '밥을 먹는다'를
'바블 멍는다'라고 적지 않는 것처럼요.
그러나 중세 국어는 소리 나는 대로 적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러한 표기를 '표음주의 표기(음소적 표기)'라고도 합니다.
또한 받침이 있는 체언이나 용언 어간 뒤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나 어미가 올 때 종성을 다음 음절 초성에 적었는데 이는 '연철(이어적기)'라도 합니다. '밥을'을 '바블'로 적는 것이죠. 이 또한 발음이 되는 대로 적는 것이기 때문에 표음주의 표기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부 문헌에서 예외적인 표기가 있기도 하지만 극히 일부였습니다.
성조와 방점
성조는 소리의 높낮이를 말하는데 중세 국어 당시에는 성조가 존재했습니다. 성조가 존재했다는 말은 곧 성조가 다른 글자가 의미가 달랐다는 것을 말합니다. 현대 국어에서 높낮이가 다르다고 뜻이 다른 경우는 없죠. 장단에 따라 구분이 되기는 해도요. 이러한 성조에는 평성, 거성, 상성이 있습니다.
평성: 낮은 소리
거성: 높은 소리
상성: 낮았다고 높아지는 소리
이러한 성조에 따라 글자 왼쪽에 점을 찍기도 했습니다. 점을 찍지 않으면 평성, 점을 하나 찍으면 거성, 점을 두 개 찍으면 상성이 됩니다.
한편 입성이라는 것도 있었는데 이는 소리의 높낮이라기 보다는 받침 발음의 문제였습니다. 'ㄱ, ㄷ, ㅂ' 등의 글자가 오면 소리가 빨리 끝나는 소리가 된다고 했습니다. '각, 갇, 갑'이라고 발음해 보세요. 그러면 소리가 빨리 뚝 끊기죠? 'ㄱ, ㄷ, ㅂ'이 평파열음이기 때문에 받침에서는 개방 단계가 없이 발음이 되는데 500년 전에 이러한 글자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렇게 설명을 했던 것입니다. 참 대단하죠? ㅎㅎ 개방 단계에 대한 설명은 음절의 끝소리 규칙을 설명할 때 이야기했었습니다!
[문법 개념] 음절의 끝소리 규칙(평파열음화)
음절의 끝소리 규칙(평파열음화) 이전 포스팅에서는 음운론의 가장 기초적인 개념을 배워봤다면 이 포스팅부터는 본격적으로 음운 변동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살펴볼 음운 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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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중세국어의 기초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어떤가요 그렇게 어렵지 않죠?? ㅎㅎ 천천히 따라만 오시면 됩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는 자음 체계, 모음 체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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